7, 6, 5, 4, 3, 2, 1, 0
0은 다시 7
6, 5, 4, 3, 2, 1, 0
0은 다시 7
6, 5, 4, 3, 2, 1, 0
0은 다시,
일곱 개의 약봉지로.
조금만 건드려도 토도독 뜯겨나가는
일곱 개의 약봉지가
바닥을 향해 너덜너덜하다.
나는 거울 옆 하얀 철제 선반 가장자리에
가느다란 스카치테이프로 약봉지를 매단다.
이것은 경쾌하고 안전한 내 일주일.
나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오늘은
7, 6, 5, 4, 3, 2, 1, 0중 하나다
나는 7이 6이,
6이 5가,
5가 4가,
4가 3이,
3이 2가,
2가 1이,
그리고 1이 0이 되는 것을 여덟 번 넘게 보았다.
이것은 규칙적이다.
나는 그것을 갈망해왔다.
나의 0은 언제나 7이 되고
7은 6이,
6은 5가,
5는 4가,
4는 3이,
3은 2가,
2는 1이,
1은 또 0이,
나는 이 변함없음을 사랑한다
약 두 알에 잠깐의 나른함, 셀 수 없는 하품.
때로 숨 쉬는 법을 잊었던 나에게 주어지는
강제적 휴식
억지스러울 만큼의 큰 호흡
약 두 알 반에 이렇게 쉬이 덮일 것이었던 눈꺼풀, 꿈이 없는 황홀한 잠.
내 목을 조르던 꿈속의 괴물들아, 너희들은 더는 나의 아침을 차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서, 빨리, 0을 다시 7로, 6, 5, 4, 3, 2, 1, 0을 다시 7로, 6, 5, 4, 3, 2, 1,
0,
0,
0,
0…
나는 0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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