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는 어수선/뱃지를 줄게

+ 시궁쥐의 레시피 최초 공개

가마니라이프 2023. 4. 19. 10:31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시궁쥐입니댜. 어느 시궁에 사냐구 물으신다면~ 에이, 네 마 음 속! 너~무 서운해요. 모른 척 하지 말아요~

 

  오늘은 저의 레시피를 아주~ 처음으로 공개하는 날입니다. 이렇게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좀 떨리네요. 다들 좀 먹기 싫다구 그랬던 음식이기 때문에…네. 하지만 속이 부글부글 거릴 땐 꼭 이 스프를 찾는단 말이에요. 누가요? 아이, 당신이요. 이게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는데, 한두 그릇 정도는 괜찮아요. 부글거릴 때 불 지피는 역할도 하구여. 이렇게 한 번씩 푹 끓여줘야, 묵은 재료들도 쓰구….

 

  아무튼 자~ 이 스프에 제가 뭘 넣는지 잘 보세요. 사실 재료가 좀 비밀리에 배달됩니다. 제가 사는 이 시궁은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좀 안 보이는데 있어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뭐 눈에 띄어도 모른 척 하시고들 그러지여? 재료가 쌓이면 저는 스프를 만들 수밖에 없어요. 여기 이 시궁도 그렇게 공간이 넉넉하지가 않거든여. 오늘은 그냥~ 재료가 산더미처럼 쌓여서 고생 좀 하는 거예요. 아니 어떻게 이렇게 자잘한 것까지 모아서 보내는지, 나 같음 찾을래도 못 찾아 이런 건. 예? 아니~ 자기가 실패했던 것만 그냥 쪼그만 것 까지 다~ 찾아가지고 싹 다 여기로 던졌다니까요? 손톱만 한 것까지. 아유, 그런 것 쌓이면 여기 답도 없어요! 빨리 다 끓여버려야지.

 

  아, 이거여? 이거 이 초록색은 어떤 이상한 사람이 지가 더 이상하면서 이상하다는 눈빛을 보냈대요. 그 눈빛입니다. 꺄으~ 넣어넣어. 이 뼈다귀는 사기꾼거. 아이그, 뭐 그런 사기를 쳐, 사람 맞어? 고아고아, 고아버려. 그리고 이, 이 특유의 점성은 어떻게 나오는거냐면, 사람이 살다보면 아주 찐-득거리게 달라붙는 그런 말들이 있어요. 뭔지 알져? 참, 사람들이 말을 하려면 좀 담백하고 깔끔하게 할 것이지, 꼭 그렇게 아스팔트 타르 들러붙는 것 마냥 드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꺄으~ 다 넣어넣어. 아유, 그러면 스프가 전체적으로 보랏빛이 돼요. 예~? 향신료~? 허브~? 에이, 그런 거 안 넣어요~ 이거는, 이 스프는 그런 거 넣어봤자 맛에 조금의 기별도 안 가여. 이건 그냥 있는 그대로 끓여야 돼요. 끓여서 몇 접시 내 주고, 남는 건 환기만 잘 시키면 호롤로 날아가요.

 

  맛이요~?

아아… 중요한 말씀이네요. 사실은 말씀이지요. 재료가 매번 비슷비슷해서 맛이 항상 좀… 그래요. 이건 요리가 늘 수가 없는 환경이에요. 성장이 없지. 재료가 이따위인 걸 뭐. 아, 튀김기요? 없어요. 튀기면 다 맛있어지는거 나도 모르는 건 아닌데, 여기는 튀김기는 없어요. 오븐도 없어. 무조건 다 넣어. 끓여. 고아.

 

아유~ 나도 이제 배고프다.

 

네? 저요?

 

네? 저는 이거 안 먹져.

 

전 핏쟈 먹어요.

 

 

 

 

 

20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