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니라이프 2020. 2. 27. 11:15

 

  본래 '여행기(旅行記)'라 함은 어떤 지역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껴 적은 글을 말하는 것이라 자연히 여행지의 어떠함이 묻어나기 마련이나, 이 글의 저자는 코타키나발루 여행에 흔히 언급되는 바다 물놀이와 해산물, 색감 예쁜 모스크들과 그것들에 항시 수반되어 흩날리는 롱스커트 및 섹시-포즈 이외의 다른 것에서 이 도시만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한 터. 바다 물놀이와 해산물, 색감 예쁜 모스크들과 그것들에 항시 수반되는 롱스커트 및 섹시-포즈에 대하여는 이미 많은 정보가 존재하므로 이 에세이에는 그것들이 담기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코타키나발루는 이미 맹렬하게 소비되고 있는 이미지가 있고, 제목에 '코타키나발루'가 포함되어 있는 한 독자님들이 기대하는 무언가도 그 이미지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사료되오나, 애석하게도 앞으로의 글들에는 선생께서 '코타키나발루'라는 단어에 기대하는 것 중 무엇도 없을 것을 미리 실토하는 바입니다. 아, 석양만 종종 등장합니다. 온통 집에만 있기 좋아하는 골골대는 환자이자 저자는 여행지에서도 셀-프 유배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는 것 또한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러니까 앞으로의 글들은 여행기라기보다는,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쓴 유배기에 가깝습니다. 감 사 합 니 다.